툴리 (Tully)
2018 / 제이슨 라이트만 감독 / 맥켄지 데이비스, 샤를리즈 테론 주연
워낙 평이 좋았던 영화로 기억하는 <툴리>를 드디어 봤다. 사실 이번에도 굳이 영화 정보를 찾아 보지 않고 봤기 때문에 그저 육아에 지친 여성이 특별한 보모를 만나면서 치유 받게 되는 내용 정도로 알고 있었다. 참 한결같이 그냥 영화를 본다. 그래도 예전에 예고편 정도는 봤다.
처음에는 예고편과 달리 영화의 분위기가 밝지 않아 당황했다. 툴리가 나타나면 나아지려나 했지만 툴리가 나타나서도 그리 분위기가 나아지지 않는 걸 보고 조금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결국 영화는 내내 조금 잔잔한 분위기로 흘러가다 결말에 반전을 보여줬는데, 그 반전이 너무 마음에 들어 영화를 다시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아, 그리고 툴리 역으로 나오는 맥켄지 데이비스가 너무 매력적으로 나온다. 이 영화에서 처음 본 배우로 웃는 모습이 참 이쁜 배우다. 다른 작품들도 찾아봐야겠다.
툴리(Tully), 2018
내용
곧 셋째 아이의 출산을 앞둔 주인공 '마를로'는 요즘 휴직을 하고 집에서 아이들을 돌본다. 매일 아침 전쟁을 치르며 등교 준비를 하는데, 둘째 아이가 말썽이다. 남들과 조금 다른 둘째 아이가 학교에서 거부 당하게 된 것이다. 학교를 옮겨 달란다. 이제 곧 출산인데 마를로는 이 상황이 버겁기만 하다.
그런 상황에서도 남편은 마를로가 얼마나 힘든지 잘 모르는 듯 하다. 분명 좋은 사람이고 언제든 마를로를 도울 준비가 된 사람이라는 걸 안다. 하지만 마를로는 왠지 헤드폰을 끼고 게임에 집중 하는 남편에게는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 그렇게 마를로는 혼자 곪아 가는 중이었다.
출산이 며칠 남지 않은 어느 주말 마를로는 오빠 부부의 초대를 받아 저녁 식사를 하러 간다. 평범한 마를로네와는 달리 오빠는 자수성가해 큰 집에서 부유하게 살아가고 있다. 똑같이 아이를 키우는 엄마인데도 오빠의 부인인 엘리아스는 여전히 젊고 우아해 보인다. 솔직히 부럽다.
저녁이 무르익어갈 즈음 오빠는 마를로에게 출산 선물을 준비했다고 말한다. 오빠의 출산 선물은 바로 야간 보모다. 잠을 오래 자지 않는 신생아를 새벽 내내 대신 돌보며 엄마가 편히 잘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그러나 마를로는 자신의 아이가 다른 사람의 손을 타는 것이 영 미덥지 않아 고민해 보겠다는 말을 남겨 둔 채 다시 집으로 돌아 온다. 오빠의 제안은 마음에 들지 않지만 솔직히 마를로는 지금의 삶이 너무 버겁다.
셋째 아이를 낳고 이전 보다 더욱 버거운 삶을 견디던 마를로는 결국 얼마 지나지 않아 오빠의 제안을 받아 들이게 된다. 그렇게 야간 보모 '툴리'가 마를로의 집에 온다. 툴리가 처음 집에 온 날 마를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툴리는 아이를 보기엔 너무 젊어 보였고, 무엇보다 크롭탑을 입어 드러난 그녀의 배꼽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던 것이다. 아... 나에게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마를로는 생각했을 것이다. 하지만 꽤 능숙하게 아이를 보는 툴리를 보며 마를로는 믿고 잠자리에 들기로 한다.
아침에 일어나니 왠걸 집 청소가 되어있다. 세 아이를 돌보느라 제대로 청소 한 적이 언제였는지도 기억나지 않는데, 깨끗하게 치워진 집을 보고 있자니 기분이 좋아진다. 마를로는 툴리가 마음에 든다.
툴리가 오고 나서부터 마를로의 삶은 점차 생기를 찾아간다. 더 이상 피곤하지 않아 첫째와 둘째 아이를 돌보는 일에도 좀 더 정성을 드릴 수 있게 됐다. 아이만이 아닌 당신 또한 돌보러 왔다던 툴리의 말처럼 마를로는 툴리의 돌봄 아래 사람 답게 살기 시작한다. 마를로는 마치 '다시 색깔을 보게 된 기분이다.' 이제 툴리가 없는 삶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러던 어느 날 툴리가 지각을 하더니 더 이상 일을 나올 수 없다고 말한다. 지금까지의 툴리와는 조금 다른 모습이다. 뭔가 불안해 보인다. 툴리를 잃고 싶지 않았던 마를로는 툴리와 함께 일탈에 나선다. 아이를 재워둔 채 브루클린으로 밤마실을 나가게 된 것이다. 결혼 전 살던 브루클린에 돌아 온 마를로는 추억에 잠기며 일탈을 즐긴다. 과연 일탈을 즐기던 두 사람은 어떤 결론을 맞이 하게 될까? 마를로는 툴리 없이도 행복한 삶을 이어나갈 수 있을까? 나머지는 영화로 확인하길 바란다.
후기
앞서 말했 듯이 반전이 있는 영화기에 내용을 미리 알려주고 싶지 않다. 이 영화는 반전이 없이는 완성되지 않는다고 말 할 수 있는 만큼 반전이 중요하다. 우선은 그 결말을 모른 채 영화를 봐야 한다. 처음 볼 때는 분명 중간 중간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이상한 장면과 대사들이 나올 때가 있는데, 반전을 알고 나면 그 모든 것들이 온전히 이해된다. 특히 처음 들을 때도 깊이 다가왔던 몇몇 대사들이 결론에 다다르면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되면서 더 깊어진다. 분명 모두 나처럼 한 번으로는 끝내지 못할 영화가 될 듯하다.
스포하지 못하니 할 수 없는 말이 많다. 툴리는 치유에 대한 영화이며 가족에 대한 영화이자 인간에 대한 영화이기도 하다. 영화를 보고 나니 나만의 툴리를 찾게 됐다. 분명 육아에 지친 사람뿐만이 아니라 삶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큰 위로를 줄 수 있는 영화가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한줄평
누구에게나 툴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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